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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은 무아경(無我境-일체의 존재는 무상하기 때문에 자아도 없다)에 도달하려는 수행의 경지를 말한다. "젠"은 "선(禪)"의 일본식 발음으로 젠 스타일은 정결하고 고요한 느낌, 절제미, 단순함,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동양적인 여백의 미를 중요시하는 스타일이다.

1990년도 초반에 이르러 지나친 물질·기계문명에 거부감을 갖기 시작한 서양인들이 동양의 정신문화에서 행복의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동양적 요소의 부분적 활용은 빈번하게 있어 왔지만, 통합적으로 정신세계까지 파고드는 일은 아주 경이적인 변화였다. 여기에 자연주의 흐름을 중요시하는 동양적 오리엔탈리즘과 서양의 미니멀리즘의 중성적인 멋을 살리는 것에서 젠 스타일이 생겨났다. '젠 스타일'은 검정과 흰색을 대비시키는 미니멀리즘보다는 따뜻하고 부드럽다. '젠 스타일'은 창호지와 같은 부드러운 흰색, 붉은기 혹은 밤색기가 도는 따뜻한 검정으로 자연스런 색감을 연출한다.

젠 스타일은 다방면에 적용되고 있지만, 특히 건축·인테리어에서는 모서리가 없는“풍수적 스타일”로 표현되기도 한다. 가구나 벽체에서 돌출된 날카로운 모서리가 없는 실내는 시야가 분명하고 동선이 풍부해지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없는 쾌적한 공간이 된다. 20002년을 기점으로 지나치게 간결했던 젠 스타일이 수그러들고 대신 부드러운 내추럴리즘과 로맨틱한 앤틱 인테리어로 변해가지만, 이 간결한 스타일의 편리성은 각종 기기나 가구를 붙박이 형태로 만드는 “빌트인 공법”을 유행하게 만들었다.
     
                                                                                            정  동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