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동차를 살 때 디자인,성능,가격 등을 비교합니다. 물론 현대차나 기아차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무(木)는 자신을 태워서 불길(火)을 거세게 하고, 또 물을 흡수해야
자랍니다. 서로가 잘된다는 의미의 상생(相生)도 엄밀히 따지면 한쪽의 양보와
희생이 필요합니다.

현대자동차가 소유하고 그 아들이 경영을 하는 기아차이지만 둘은 영락없이 경쟁자입니다. 한 땅에 막강한 경쟁업체가 같이 있으니 어찌보면 처음부터 잘못된 발상이기도 합니다. 물론 엔진을 개발하는 일이나 일부 업무들은 서로 도움을 주면서 아주 효율적으로 진행되기도 할겁니다.

요즘 기아자동차의 디자인은 아주 훌륭한데 현대자동차는 좀 아닙니다.
오히려 뒷걸음을 친다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어제 우연히 양재꽃시장을 지나다가
두 사옥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자 적어봅니다.

농협에서 지은 건물에 먼저 현대차가 들어오고 나중에 기아가 새 사옥을 지었습니다. 기아사옥을 더 작게 해서 주종관계를 만들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풍수는 눈으로 보는 형상과 고유의 느낌으로 여러 가지 사실들을 판단하는데, 제가보기에는 여러 가지 오류가 있습니다. 그냥 편하게 읽어보세요!

1,꽃시장 쪽 대로에서 보면 두 건물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현대차사옥이 약간 크지만 확실하게 압도할 정도는 아닙니다. 큰 것이 작은 것을 이긴다는 식의 풀이가 여기서는 맞지 않습니다. 

2,두 건물의 형태를 보면 건물의 얼굴은 꽃시장 쪽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뒤쪽에 있는 기아사옥이 주(主)가 됩니다-가서 직접보시면 쉽게 느껴집니다-. 현대사옥은 양쪽의 넓은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도로와 바짝 붙어있으니 좀 소란스럽고 부침이 많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서 기아사옥을 잘 지켜주는 역할도 합니다. 조그만 사무실에서도 복도나 현관문과 가까운 쪽에 사장이 앉아 있으면 권위나 조직장악력이 약해집니다. 권력은 자리에서 나오는데 힘과 권위는 입구에서 멀수록 강해집니다.

3,어두운 밤에도 선명히 보이는 현대의 파란색은 木을, 기아의 붉은 색은 火를 상징하는데 상생의 관계지만 현대는 힘이 빠지게 됩니다. 설상가상 기아사옥 꼭대기에 대형 태극기가 멋지게 휘날리고 있습니다. 두 사옥의 위치나 여러 가지를 잘 살펴보면 앞으로 서서히 기아가 주도권을 더 가지게 될겁니다. 사실 이런 풀이는 별 좋지는 않습니다.

풍수를 논하는 어떤 분들은 멀리 관악산, 옆의 구룡산, 뒤의 우면산, 여의천 등을 들어서 명당임을 구구절절 설명하기도 하지만, 현대의 도시풍수는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상황도 중요합니다. 저는 특히 주변지역과 도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땅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용도와 가치가 달라진다고 했는데... 도로에 잘리고 건물로 막혀버린 땅들을 명당이라 논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들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참고로 북악에서 이어지는 세종로는 기가 힘차게 흐르지만, 나머지 산 옆에 있는 대부분의 대로(大路)는 오히려 기를 절단시키는 편입니다.)

기업의 흥망성쇠도 개인의 운명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회사의 발전과 길흉에 사장 및 관리자의 위치가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라면 두 건물의 미묘한 위치와 형태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