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동부이촌지구 한강시민공원’입니다.
주변에서 동부이촌동으로 들어가는 길은 크게 온누리교회 신동아아파트 쪽, 그리고 한강대교를 건너 우측의 SK주유소 앞길이 있습니다. 몇 군데 소로(小路)까지 합치면 여러 갈래입니다.

풍수에서는 ‘동네나 집으로 오는 길'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즉, 길 주변의 자연환경과 교통흐름은 동네의 첫인상에 영향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집에 도달하는 에너지의 상태까지도 알게 한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어떤 막연한 기대감도 갖게 하겠죠?

특히 ‘반포대교 아래 철길을 건너서 한강시민공원으로 돌아 들어가는 길'은 꽤 근사합니다. 밋밋하게 긴 직선이 아니라 완만하게 경사지고 굽어 있기 때문에, 갈수록 주변경치가 조금씩 달라 보입니다. 너무 활동적이어서 들떠 있지도 않고, 침체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조금 걷다보면 뭔가 힐링(healing)이 되는 느낌도 듭니다. 반포지구는 성형미인이고, 여기는 자연미인인가? 이런 느낌도 듭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불법주차를 막는다고 도로 중앙에 경계봉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경계봉이 군데군데 이가 빠진 것처럼 비어있고, 낡고 삐딱한 것들도 많습니다. 좁고 긴 길은, 대체적으로 사람들을 조급하고 인색하게 만들며 배려와 여유를 빼앗아 갑니다. 말하자면,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로부터 짜증이 난다는 소리입니다.

한강과 푸른 잔디밭을 보면서 차를 세우고 잠시 여유를 갖는 것과, 조급하게 그냥 지나치는 것과는 서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불법주차를 권장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주변에 이런 플라스틱 경계봉이 1,000개 정도는 세워져 있는 것 같습니다.
보면 아주 답답한 느낌입니다. 이기적인 느낌도 들고요. 개당 가격이 설치비까지 15만원은 넘는다고 들은 것 같은데, 제 생각에, 이런 기능적이고 기계적인 편리함은 오히려 사람을 옥죄는 잘못된 시도 같기도 합니다.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건물 입구나 동네 진입로는 편하고 쾌적하게 사람들을 환영하는 느낌이 들어야만 복(福)이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