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너무 좋아서 카메라를 들고 한강시민공원으로 나갔습니다.
이촌동에서 뚝섬까지 자전거로 달려봤습니다.

강변도로로 연결되는 굴다리를 지나 조금만 내려가면 눈에 확 띄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렉스아파트를 허물고 새로 지은 아파트인데 이름이
‘래미안 첼리투스(Raemian Cǽlĭtus)’입니다.

‘하늘로부터’라는 뜻의 라틴어라는데 이름이 꽤 특이합니다.
외관은 사각형으로 반듯한 게 남성적인 느낌이 들고 3개 동이
스카이 브릿지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최고 높이 약 200m, 56층으로 한강변의 주거용 건축물 중에서
제일 높다고 하니까 그야말로 환상적인 한강전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변의 다른 아파트와는 방향이 좀 틀어져 있습니다.

<www.raemian.co.kr> 조감도

나란한 줄에 누가 삐딱하게 서 있으면 눈에 확 띕니다.
이것은 시선을 모아서 인기와 명예를 얻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눈에 거슬리고,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 됩니다.

이런 건물은 주변을 지나는 바람 길을 왜곡시키고
틀어진 모서리가 주변을 긴장시키기도 합니다.
대지(垈地)와 건물이 틀어지면 복잡한 각이 만들어져서
우환이 많이 생긴다고도 합니다.
한 마디로 썩 좋은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강이 건물 남쪽에서 좌측에서 우측으로 흐르고
그 강물이 대지를 감싸 안아주고
비록 방향은 틀어졌어도 건물주변에 여유공간이 넉넉해서
완충공간이 있습니다.
3개동뿐이지만 삼각형으로(완전하지는 않지만) 연결되어 힘도 있고
건물이 높고 위세도 당당합니다. 건물이 아주 힘이 있다는 뜻입니다.

주변의 부러움을 한눈에 받는 이 아파트는 그 장단점을 보건데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일단은 남들의 주목을 받게 되고,
평탄하기 보다는 변화와 기복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하겠습니다.

한남대교를 지나면 고급 빌라들이 즐비한 언덕이 나옵니다.
이 언덕은 경사가 가파른 편입니다.
글쎄요.. 전망은 아주 좋아 보이는데
이런 집들은 자손이 귀해진다고 합니다.

한강변에는 오래된 아파트를 허물고 새로 지어야 할 곳이 참 많습니다.
기존아파트 주인의 부담은 덜고 건설사도 돈을 벌려면 더 많이 지어야 하는데
더 높고 가깝게, 또 방향을 트는 것외는 별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면 햇볕도 잘 안 들고, 바람이 심하게 부딪히게 됩니다.
결국 한강 주변에는 방향이 제각각인 고층 아파트들이 무질서하게
난립하게 될 것입니다.

한강은 우리나라 전체에 꼭 필요한 거대한 에너지원입니다.
물도 당연히 많고 깨끗해야 하지만 이런 식의 개발도 큰 문제입니다.

성수대교 아래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근사한 쉼터가 있습니다.
널찍하게 데크목을 잘 깔아서 잠시 쉬기에는 참 좋습니다. 전망도 좋고요.
그런데 밤이 되면 바닥의 눈부신 조명 때문에 영 어수선하고 불편해집니다.
밝은 빛은 사람을 모으기도 하지만 내 쫓기도 합니다.
특히 사람 시선보다 낮은 곳에 너무 눈부신 조명을 설치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신이 인자한 중년남자의 얼굴을 하고
인간세상과 자연을 다스리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나약하고 교만한 인간들의 바람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 우주에는 뭔가 초월적인 힘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균형을 조절하는 자연의 힘도 그중 하나입니다.

사람이 먹기 위해서,
또는 가족에게 필요한 돈을 벌기위해서 물고기를 잡는 것은
자연의 생리입니다. 하지만 짜릿한 손맛을 즐기기 위해서,
정신수양이나, 유희로써 생명을 해치는 것은 반드시 그 댓가를 치르게 됩니다.
휴일저녁에 낚시를 다녀오는 사람들이 유독 교통사고를 많이 당하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