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물이 좀 불었습니다.
오늘은 장마전선이 잠시 내려가고
공기도 깨끗하고 햇살도 화창한
일 년에 몇 번 없는 그런 날입니다.
잠수교에서 찍은 세 빛섬입니다.
한강물에 둥둥 떠 있다고 둥둥섬 이라고도 합니다.

반포대교에서 봤을 때 제일 안쪽에 있는 가빛섬(해질녘 노을빛)입니다.
큰 국제행사나 결혼예식도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고급 레스토랑도 같이 있습니다. 그런데 호텔은 없습니다.
외부의 화려한 LED조명이 수면을 방해하고, 또 장마 때 강물이 불어나면
외부와 단절이 되니 호텔이 없나봅니다.

제일 동쪽에 있는 채빛섬-아침 해처럼 하루를 여는 활기찬 빛!
뷔페식당도 있고, 아이스크림 가게, 커피숍...도 있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이런 음식점들을 들일 예정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배기구가 건물 중간에 나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탁한 냄새를
맡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솔빛섬-가장 높은 곳에 솟아 사방을 비추는 한 낯의 해!
이벤트나 공연, 전시회를 여는 문화공간입니다.
공연을 한다면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명화나 귀한 예술품 전시회는 별로 어울리지가 않습니다.
일단 어떤 전시장도 창문이 있고 바깥 전경이 보이는 곳은 없습니다.
또 한강 물줄기는 사람이 만든 어떤 예술작품보다 더 귀하고 가치가 있기 때문에
전시품의 가치가 반감되고 맙니다. 그러나 호화 사치성 물품의 단발성 판매는
큰 재미를 볼 수 있습니다. 건물이 땅 쪽과 등을 돌리고 강 쪽으로 열려있습니다.

가빛, 채빛, 솔빛 옆에 예빛이 있습니다.
광고판 같기도 한데 LED스크린을 이용해서 공연과 이벤트를 하는 곳입니다.

가빛, 채빛, 솔빛은 한강물이 유연하게 돌아 나가는데
예빛은 그냥 툭 튀어나와 한강물을 가로막는 느낌이 듭니다.
자세히 보면 쓰레기도 잔뜩 걸려 있습니다.
탁한 기도 모이고, 아주 큰 힘을 가진 한강물을 거스르고..
여기서 하는 행사는 특히 안전사고를 조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