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 산23>
서울 송파(가든5,장지역부근)와 위례신도시는 거의 붙어있고,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남한산성이 나옵니다. 현재의 남한산성은 놀라움과 실망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남한산성의 역사적 고증이나 가치, 그리고 풍수적 해석은 이미
충분히 있기에 제 의견까지 더하는 것은 별로 유익하지가 않습니다.
요즘 가끔씩 가는데 느끼는 점을 적어봅니다.
남한산성은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열 개가 넘는 세계문화유산이 있는데, 제가 보기엔
남한산성이 제일 부실하고 가치 없게 관리되는 것 같습니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재는 한 국가의 문화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입니다.
서울부근의 북한산,관악산,청계산...으로 등산을 가는 것도 좋지만
'숲길산책'을 좋아하신다면 남한산성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소나무가 많은데, 수령이 백년이 넘는다고 합니다.
사람은 숲 가까이 사는 것은 좋지만 숲속에서는 살면 안 됩니다.
(풍수에서는 배치나 간격이 아주 중요합니다)
숲의 끝에서 숲과 맞닿아 살면 가출을 하거나 정신병자가 된다고 합니다.
아파트 저층에서 여름철에 나무가 바람을 막고 햇빛을 가리면(깊은 숲속에 사는 것과 같음)
우울하고 짜증이 많아지고, 특히 토(土)기운이 필요한 사람은 건강이 심각하게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숲길을 두 어 시간 걸으면 자연의 생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남한산성 둘레길의 특징은 풍수에서 말하는 “악한 기를 막고 생기를 부르는
완만하게 굽은 경사길”이 참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숲은 훌륭한데
길바닥은 엉망입니다. 남한산성 산책길은 바닥이 대부분 콘크리트로 덮여있고
깨진 곳도 많습니다. 세계문화유산에 이런 길은 경악할만한 불균형입니다.
가끔씩 외국인들이 카메라를 들고 오는데,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기(氣)를 느낍니다.
이것은 사람의 기본적인 능력입니다. 간단한 비유로 유쾌하고 좋은 느낌의
사람들이 어둡고 침울한 사람들보다 더 좋은 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변의 나무가 잘 자라고, 초목이 녹색으로 빛나고,
노면은 평평하고 약간 오르막 경사길이 생기가 있습니다.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으로써 풍수는 상호작용에 영향을 주어서 삶의 많은
부분들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자연미가 살아있고, 세계문화유산과도 잘 어울리는,
그런 가치있는 길을 만드는 것이 큰 숙제입니다.
남한산성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성벽입니다.
남한산성 성벽은 7~19세기까지 활→조총→대포의 무기발달에 따른 축성숙의 변화를
잘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바깥에서 보면 자연석으로 촘촘히 쌓아올린 성벽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데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성벽말고 나머지 시설물들은 좀 조악하고 관리상태도 엉망입니다.
성벽위에 둘러싸인 담을 여장女墻이라고 하는데, 성벽과 달리 여장은 잘 구운
기와에 시멘트가 발라져 있고 깨진 곳도 많습니다. 여장은 대부분 오래되고
가치가 있어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지저분하게 때가 탔다는 느낌이 듭니다.
제 생각에는 남한산성에서 돌로 쌓은 성벽만 세계문화유산 같습니다.
작성일 : 18-07-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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