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명물, 종로3가의 영원한 라이벌, ‘단성사’와 ‘피카디리’가 새로 오픈하였다. 여기에도 풍수의 원칙은 예외 없이 적용된다. 사람들은 주로 종로3가의 넓은 대로에서 극장 쪽으로 움직인다. 단성사는 바로 옆 소방서가 뒤로 물러나 있어 앞이 여유가 있지만, 피카디리는 옆 건물이 인도와 나란하여 전면을 좁고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다 뾰족한 건물의 날개가(마치 경직된 직원의 氣와 같음) 손님을 거부하듯이 돌출되어 있다. 본래 피카디리는 부귀가 산과 같다는 전착후관(前窄後寬-전면보다 길이가 더 깊은)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피카디리극장의 입구는 어둡고 긴 지하로 되어있는데, 상식적으로 기(氣-여기서는 손님)는 어둡고 긴 지하로는 잘 유입되지 않는 법이다.

두 극장은 천문학적인 공사비가 투입되었고, 많은 투자자와 영세 상인들의 생계가 걸려있을 것이다. 나는 틀어진 균형을 풍수적으로 복구하여 예전처럼 두 극장이 다시 라이벌로 복구되기를 바란다. 어느 한쪽이 맥없이 주저앉는 것 보다는 전통의 라이벌인 단성사와 피카디리가 같이 살아나야 인근의 상권도 다 같이 활기를 뛸 것이다. “부디 풍수의 지혜를 잘 활용하기 바란다.” 단성사의 1층 보석상가는 종로의 대로에서도 쉽게 관찰되지만 피카디리의 보석상가는 도로에서 보이지 않는다. 밝은 빛이 손님을 끌어 들인다. 검은 대리석으로 막힌 벽을 유리창으로 오픈 시켜야 한다.그런데 구조는 단성사가 더 복잡하니 두 극장의 앞날이 밝지가 않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