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垈地)를 최대로 활용하고, 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자동차통행구를 건물에 직접 만들어 놓았다. 풍수에서는 지극히 안정적인 형상을 요구하는데, 기타의 사정으로 그럴 수 없다면 심적으로 불안한 요소들을 제거해야 한다.

이 아파트단지는 자동차통행구를 건물에 직접 만들어서 기능적인 편리성을 충족하고, 더불어서 불안감도 훌륭하게 제거하였다. 통행구 바로 위의 세대는 갈색의 대지를 든든하게 밟고 있는 형상이 되어서 불안감을 덜게 되었다.

오행의 토(土)는 든든한 기반과 충성심, 성실을 상징한다. 토의 요소가 부족하면 발을 딛고 있는 땅이 부실한 것처럼 뿌리를 내릴 수 없어서 떠돌아다니게 된다. 또한 근심이 많고 이기적인 성향도 강하게 된다. 아래가 불안하면(이처럼 공중에 떠 있으면) 생길 수 있는 일들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단지의 설계자는 과감하게 두 세대를 희생하여 자동차 통행로를 만들었고, 바람길을 열어 아파트단지 전체에 생기(生氣)가 흐르게 하였다. 또한 통행구 상부를 갈색으로 든든하게 만든 것은 돋보이는 풍수적 처방이라 할 수 있다.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 현대건축이고, 편하게 만드는 것이 풍수건축이다. 오늘날 서양의 유명한 건축가들이 풍수를 공부하는 이유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 정동근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1-04 18:38)